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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뜨거우니 주의하세요.

입사하고 얼마되지 않을 때였다.  컴퓨터는 PC방에서 접했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키보드는 익숙했다.  팀장님이 갑자기 부르시더니 "이 보고서 3부씩 복사 좀 해주세요"라고 하셨다.  신입의 패기로 자신있게 큰소리로 알겠다고 복창했다.  서류를 받아들고 복사기 앞으로 갔다.  입사 전에는 문구점에서 돈을 내고 복사를 했었다.  막상 복사기 앞에 서니 막막했다.  어떤 버튼을 누그로 작동시켜야 할지 돔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용설명서가 놓여 있지도 않았다.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팀 선배가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복사기 작동에 대해서 하나하나씩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때 선배는 내 당황함을 읽고 있었나 보다.  내겐 그 선배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선배에게 그때 일을 이야기하니 선배는 전혀 기억을 못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베푸는 배려가 누군가에는 구세주와 같을 수 있다.  질서정연한 생활속 일상은 익숙한 반복의 연속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전혀 생소하고 낯선 신천지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처음 복사기를 대했을 때의 그 당황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캄캄하기만 하고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스쳐가는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생명수가 된다.

살아가면서 감동받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한 삼동은 로또에 당첨되었거나 사업에 크게 성공했을 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기회가 일어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런 것보다도 소소한 일상 속에서 얻는 마음의 감동이 훨씬 더 많다.  직장에서 복사기 사용법을 가르쳐 줬을 때, 낯선 곳에서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줄 때가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나에게는 엄청나게 귀중한 정보가 된다.  큰 것이 아니더라도 가장 절실한 것을 제때 제공받을 때 우리는 만족과 감사를 느낀다.

고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뭔가 대단하고 특별한 큰 것 한방을 제공해서 만족 시키려 하면 안된다.  소소한 일상에서 반복적인 만족을 줄때 고객은 가장 큰 만족을 얻는다.  나또한 비오는 날 식당에 두고 왔던 우산을 돌려 받았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  흔한 우산이지만 내 것임을 기억하고 돌려준 배려심에 감동받은 것이다.

요즈음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을 방불케 한다.  빌딩마다 1층엔 웬만하면 커피숍이 들어서 있다.  사회 분위기가 그러니 나도 덩달아서 커피를 즐겨 마신다.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여유가 1시간이나 더 남아 있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가까운 켜피숍으로 갔다.  온종일 업무 때문에 지친 몸을 쉬기도 할 겸, 하루의 피로를 쓴 커피향으로 날리고 싶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받아드는데, 매장직원이 "고객님, 커피가 뜨거우니 입술 데이지 않게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이 말을 들으니 얼마 전에 급히 커피를 마시다가 입술을 데인 기억이 났다.  "맞아. 뜨거우니 조심해야지"  하며 혼자 되뇌었다.  세심히 고객의 주의를 당부하는 직원의 말이 더 고맙게 들렸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컵을 자세히 보니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음료가 샐 수 있습니다.  뚜껑의 마시는 입구와 화살표가 겹치지 않게 뚜껑을 덮어 주세요" '아! 정말 세심한 배려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매우 흡족했다.

저녁시간인데도 제법 손님이 있었다.  친구랑 수다를 떠는 사람, 혼자와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 5명 정도가 같이 큰소리로 떠들면서 마시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그런데 특히 내 시선을 끈 것은 혼자 와 있는 사람들이었다.  4명이 테이블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중 3명은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  참 바쁜 사람들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그들의 노트북은 전원 플러그가 테이블에 있는 콘센트에 꽂혀 있었다.  순간 충격을 받았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자세히 보니 노트북만 꽂혀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도 충전하고 있었다.  '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배터리 충전 문제인데, 커피숍에서 무료로 스마트폰 충전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나도 다음에 꼭 이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뜨거우니 주의하라거나, 커피가 샐 수 있으니 뚜껑을 꼭 닫으라고는 굳이 설명을 하거나 안내를 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것은 이용자가 주의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커피를 건넬 때 입이 데이지 않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컵 용기에도 음료가 샐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문구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소소하고 세심한 배려이다.  거기다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배터리 충전을 위해서 테이블마다 플러그를 설치해 놓은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배터리 충전은 커피숍 본연의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  커피숍 입장에서는 배터리 충전으로 인해 크진 않지만 전기 요금의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위 내용은 <1천명의 팬을 만들어라. 안태용. 미다스북스>의 채 내용을 저자가 타이핑하여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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