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

추억의 라면 이야기

새로운관심 2018. 8. 31. 17:41

한국 사람치고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라면은 편하고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이다.  나도 라면 먹는 것을 즐겨한다.  특히 아들이랑 둘이 있거나 할 때에는 어김없이 라면을 찾게 된다.  그러고 보면 라면을 참 잘 만든 식품중의 하나이다.  점심때 라면을 끓여 먹어려는데, 라면이 동이 나고 없었다.  쭐래쭐래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 갔다.  즐겨먹은 진라면 순한맛 5개들이 한봉지와 계란까지 샀다.  그래도 라면에 계란은 하나 넣어 줘야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는 위안이 있어서이다. 

 

 

라면 한봉지는 얼마나 할까?  다섯개 들이가 2,850원 하니까 한봉지에 570원 한다.  라면 한봉지의 무게는 120그램이다.  계란은 하나에 460원 한다.  그러면 1,030원만 있으면 영양 보충을 할 수 있는 라면으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어릴적에 라면에 대한 추억이 몇가지 있다.  그때는 라면을 사면 한박스 사놓고 먹었다.  한박스에는 50개가 들어 있었다.  그때 농심라면 한 박스를 사면 서비스로 스낵 인디언밥이 들어 있었다.  우리집에서는 한달에 한번 정도 라면을 박스로 샀는데, 인디언밥 과자를 먹기 위해 라면 사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 적도 있다. 

 

라면 조리법은 물 550ml에 건더기 스프를 넣고 끓인 후에 면과 분말스프를 넣은 후에 4분간 더 끓인다.  여기에 계란을 같이 넣어면 영양 만점이다.  먹을 때는 김치가 있으면 최고의 맛을 더할 수 있다.^^

 

 

 

그때는 가족이 많아서 라면을 먹을때는 큰솥에 물을 가득 붓고 라면 5~6개 정도 끓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가스렌지나 핫플레이트에 쉽고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다.  그때에는 아궁이에 물을 지피고 해서 끓였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려면 메운 연기 때문에 눈물깨나 흘린 적도 있다.  그렇게 라면을 끓이면 꼬들꼬들한 라면이 아니라 푹 퍼진 라면이다.  그때는 당연히 라면을 그렇게 끓이는 줄로만 알았다.  물론 라면 봉지 조리법이 있었겠지만 조리법은 그냥 조리법에 불과했다. 

 

 

 

푹 퍼진 라면을 한 그릇씩 먹고 나면 국물이 남는다.  그 국물에 다시 밥을 말아서 먹는다.  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을 때는 더운밥 보다도 식은 밥이 훨씬 맛있다.  찬밥은 고들고들해 져서 라면 국물에 말아서 먹을때의 씹히는 식감이 좋다.  사실 그때에는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나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뭐든지 물자가 귀한 시대라서 오히려 돈을 주고 사먹은 식품은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그래서 라면을 먹은 날에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에게 라면을 먹었다고 자랑도 했었다. ^^

 

 

 

 

라면은 당연히 끓여 먹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릴때는 한창 클때이고 시골에서 애들의 간식이 특별한게 없었다.  그래서 생라면을 씹어먹는 경우도 많았다.  거의 과자대용으로 많이 먹었다.  그때에는 라면회사가 농심과 삼양 두군데 였다.  내 기억으로는 생라면이 맛있는 것은 삼양라면이었고, 끓여서 맛있는 라면은 농심라면으로 기억한다.  생라면을 먹을 때에는 꼬옥 스프를 곁들여서 먹었다.  그러면 생라면의 닝닝한 맛을 짭짭한 스프로 극복할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스프는 분말스프 한 종류 밖에 없었다.  건더기 스프가 같이 나온거는 그 이후의 일이다. 

 

 

 

고등학교때는 자취를 했다.  그때에도 라면을 숱하게 먹었다.  그때는 학교앞에서 자취를 했었다.  내가 아침잠이 많아서 늦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아침에 허겁지겁 일어나서 씻고 아침도 걸른체 학교 가기에 바빴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한가지 꼭 해놓고 간다.  바로 쌀을 씻어서 전기 밥솥에 취사 버튼을 누르고 간다.  그리고는 학교에 간다.  아침을 안먹고 와서 배가 고프다.  그래서 자기 집에서 학교 다니는 친구들의 도시락을 달래서 아침 한끼를 떼운다.  물론 점심때는 그 친구를 내 자취방에 데리고 가서 같이 밥을 먹는다.  그 당시에도 밥보다도 라면을 더 좋아하는 식성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친구도 마찬가지 였다.

 

 

 

친구와 둘이 가게에서 라면을 사서 자취방으로 간다.  친구에게 "너 라면 몇개 먹을래?"  "응! 나 세개 먹을 수 있어"  "정말!  그걸 어케 다 먹어"  " 먹을 수 있어,  내 여자 친구는 네개도 먹는데"  정말 놀랬다.  그래서 라면을 네개 사들고 자취방으로 갔다.  자취할 때는 조리기구가 전기밥솥과 전기 쿠커라고 전기로 가열하는 냄비 같은 것이 있었다.  전기 쿠커에 라면을 끓여서 친구는 기어코 자기 할당량 3개를 가뿐이 먹고 그 국물에 아침부터 준비가 된 밥을 말아 먹었다.  그때에는 반찬도 변변히 없어서, 2주에 한번씩 집에 올때 반찬을 공수 받았다.  주로 마른 반찬위주였다.  그 당시에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반찬은 계란 후라이 였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컵라면도 나왔다.  컵라면은 정말 혁명이었다.  끓는 물을 붓고 3분이면 먹을 수 있는 식품, 정말 쇼킹했다.  컵라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뜨거운 물을 붓지 않고, 냄비에 끓여 먹을 때이다.  컵라면 라면 면발은 봉지 라면 보다 가늘어서 충분히 끓여 주면 훨씬 맛있었다.  요즘은 컵라면 뿐만 아니라 컵 누들,  컵밥 등 컵을 이용하여 다양한 인스턴스 식품들이 나왔다.  이런 상품들의 효시는 바로 컵라면이다.  컵라면이 없었다면 이러한 아류 상품들도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라면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또 군대시절이다.  군대시절에는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야근을 많이 했다.  야근을 하면서 한창 나이에 배도 빨리 고팠다.  그래서 있는 거라고는 봉지라면과 커피포트가 있었다.  그렇다고 커피포트에 라면을 끓여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일명 '봉지라면'을 먹었다.  봉지라면이란 봉지 윗부부을 잘 개봉해서 라면을 4등분으로 뽀개고 스프를 넣어서 썩는다.  그리고 팔팔 끓인 물을 봉지에 붓고, 봉지 입구를 모아서 막는다.  사무실이니까 서류 집게로 봉지를 집어 두면 제격이다.  이렇게 4~5분 정도 지나면 그래도 먹을 만한 라면이 된다.  끓인 라면이나 컵라면과 같은 확실한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히 라면 맛은 났다. 

 

 

 

군대 시절에는 휴일에는 컵라면이 나왔다.  인당 2개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일요일의 한끼는 컵라면 두개로 떼울 수 있었다.  공식적인 보급이라서 이때만큼은 내무반에서 당당하게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원래 취사반과 사병식당이 따로 있는데,  컵라면 먹을때 만큼은 취사반에서 펄펄 끓는 물을 공수해와서 내무반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물론 취사병들의 센스로 김치를 빠뜨리는 경우은 없었다^^  이렇게 군생활을 하고 있는데,  군대생활이 그렇듯이 헌혈을 하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버티어도 그때 군대에서는 헌혈을 해야했다. 

 

 

 

헌혈을 했는데, 헌혈한 것중 절반정도는 수혈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는 판명이 났다.  그렇게 혈기 왕성한 군인들의 혈액이 글쎄 빈혈이 많다는 것이었다.  의무대에서 정밀 조사를 해 보니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어서 빈혈이 많다는 결론이 났다.  그래서 그 때 이후로 컵라면 보급을 중지하라는 사단장의 엄명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 부대에서 공식적으로 컵라면을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 심리가 하지 마라면 더 하는 습성이 있다.  말년 병장때  내무반에서 몰래몰래 전기 쿠커에 라면을 끓여서 피엑스에서 공수해온 군납 소주를 한두잔씩 마신적이 있다.  정말 적당한 긴장속에 몰래 몰래 먹는 맛은 꿀맛이었다.  그러면서 전우애를 더 키웠는지도 모른다^^  물론 내무반은 구막사여서 30명은 족히 같이 생활한다.  그러면 그런 특권은 병장 이상이 되어야만 누릴 수 있었다.  나도 병장이 되기 전에는 그 뇌리를 강타하는 라면냄새를 맡아가면 잠을 청해야 하는 고문을 당했다.^^  그래고 군대의 시계는 꺼꾸로 매달아고 가는 법이다.  모포를 뒤집어 쓰고 침만 꼴깍꼴깍 목구멍으로 넘기는 내가 어느새 병장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군대생활만큼 공평한 조직도 없다.  누구나 이등병생활을 하고 또 말년 병장생활도 한다.  참 공평하고 평등한 조직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지나고 난 후의 추억이라 더 좋게 뇌리속에 기억으로 포장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라면 한봉지 끓여 먹으면서 많은 추억과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추억 때문에 라면이 더 맛있는것 같다.   라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배고플때 먹는 것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세포 자살유도 병기 = 타히보  (0) 2018.09.30
가을의 산책, 올림픽공원  (0) 2018.09.23
조기 축구  (0) 2018.09.22
추석선물  (0) 2018.09.22
열린음악회는 닫힌 공간에서 하더라...  (0) 2018.09.15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