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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남이섬과 닭갈비

새로운관심 2018. 11. 12. 10:23
떠나가려는 가을을 어케 잡아 보려고, 가을에 수작을 부렸다.  아침부터 남이섬에 가을을 만나러 갔다.  하늘은 미세먼지로 덮여 있어서, 이를 헤치고 나아가는 기분은 찝찝하기 까지 하다.  이놈의 미세먼지는 우리나라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기준치 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OECD 국가중에서 우리나라가 최악의 수준이라고  한다.  정말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하니 더 큰 문제다.  값이 떨어지니 경제 논리로 볼 때는 더 많은 소비를 통해서 환경오염이 더 심해질 것이다.  대체 국민 건강은 안중에 없는게 정부인가 보다.  이 뿌연 미세 먼지를 보면 정말 끔찍하고 소름이 끼친다.  

그래도 나들이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은 상쾌하다.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하니 벌써 수많은 방문객이 온 흔적으로 원래의 주차장들은 벌써 만차로 출입을 거부하고 다른 임시주차장으로 안내를 한다.  산비탈을 대충 터 닦아 놓은 공터로 인도블 받고, 그 대가로 주차비 4천원을 투척했다.  


남이섬 공화국을 가기 하기 출국장^^에서 수속을 밟았다.  1인당 13,000원이다.  많이 비싸졌다.  수속을 마치고 배를 타러 갔다.  마침 곧 출발하는 배가 있어서 곧장 타고 갔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요즘은 배 운행횟수가 늘어나서 대기하는 줄이 그렇게 길지 않단다.  그래도 공화국으로 나르는 배에는 푸짐하게 사람을 싣고 간다.  인당 13,000원 짜리니 속된 말로 '돈을 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많이 버니 일부에서는 강우현 대표가 친일파 후손이니 하면서 비판을 하곤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당사자가 친일파가 아닐지언정 연좌제를 덧씌어 매도하는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남이섬이 일본 관광객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 들였나를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아들은 언제 왔었냐고 물으니,  기억이 안난단다.  지금 생각하니 애가 5살 경에 왔었는데,  너무 어릴때라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들은 지가 의식하는 나이에 처음으로 왔다고 봐야 한다.   아침 일찍 서두르고 대충 국에 밥을 말아 먹고 와서 인지 시장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내리자 마자 매점에서 핫바랑 주전부리를 사먹고 나니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이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다'라는 말이 있는가 보다.  


공연을 준비중인 남미 느낌이 나는 분들이 분주하게 테스트며 바쁘게 움직인다.  전에는 없던 코너인데 새롭다.  기대가 된다.

조금을 걸어가니 박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밑에 팻말이 재미있다. '대박나는길'이란다.  정말 말대로 대박이 나길 은근히 기대하며 그 길을 유유히 통과해본다.  왠지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단풍의 멋진 자태를 기대하고 왔는데, 산골이고 강옆이라 기온이 더 낮은 탓인지.  벌써 여기는 앞선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듯 하다.  은행나무는 제다 훌러덩 벗고 알몸시위를 하며 바닥에 떨어진 노란잎으로 유혹의 눈길을 뿌리친다.

아들은 사춘기인지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는다.  그냥 뒷모습이라도 몰래 한컷 찍어본다.  애타게 바라보는 부모의 속사정도 모르기에 좀 아쉽다.

춥다고 군데군데 모닥불을 피워놨다.  이런 정말 세심하고 클래식한 배려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매우 흡족해 한다.  그러니 나도 흡족해 진다.  내가 마치 배려를 해 준 듯 착각을 한다 ^^

타작마당도 세팅 되어 있다.  새롭다.  어릴때 직접 해 보았던 완전 수동식 탈곡기에다 벼를 탈곡해서 벼를 훝어낸다.  멋진 퍼포먼스다.

앙증맞게 꾸며진 초가집은 우리 조상들의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엿볼 수 있게 해줘서 정감이 간다. 

햔켠에는 범종도 설치해 놨다.  한번 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종을 치지만 '인생을 종치지 말자'는 다짐을 해본다. 

남이섬의 명물은 호떡이다.  그래서 오면 으레히 한번씩 사먹은데 오늘은 유난히 줄이 길다.  20분정도 줄을 섰다.  특히 추우니까 사람들이 많이 찾는것 같다.  옆의 아이스크림 가게와 커피점은 비교적 환산하다. 

내 차례가 왔다.  내 코앞에서 직접 호떡을 굽는다.  정말 맛있게도 잘 굽는다.  그 잠시동안 기다리는 것도 침샘을 자극하고 만다.

드뎌 내 손아귀에 들어온 호떡,,, 여기는 종이컵에 호떡을 담아준다.  그것도 호떡 전용 종이컵에 말이다. 

추워서 커피도 같이 한잔.  따근한 커피향이 식어버린 내 속을 비집고 들어가니 온몸에 불을 지핀 듯 후끈 달아오른다. 

아들이 엄마아빠 사진을 찍어준단다.  걍 똑바로 찍으면 멋이 없다며 비스듬하게 찍어준다.  감지덕지 땡큐다.

이 추운 날에도, 호떡집에 불이나서 줄이 그렇게 길어도, 외국관광객이 오던 안오던 저기 물레방아는 오늘도 끊이 없이 돌아간다.

전에는 보지 못한 타조도 있다.  타조를 가까이서 보니 정말 크다.  타조 다리 하나를 치킨 다리로 해서 먹으면 몇명이나 먹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남이섬의 이름이 나오게 된 배경!  바로 남이 장군님의 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름을 남겨준 댓가로, 묘지 만큼은 굳건히 양지바른 터에 자리잡고 있다.

거리의 악사 같은 남미 출신 멋진 가수들이 신나는 음악을 선사한다.  너무 경쾌하게 노래부르고 팬플룻을 부는 솜씨는 내 시선을 고정시키고, 발길을 끌어당기는 싸이렌과도 같다.

남이섬의 즐거운 한때를 뒤로 하고 닭갈비를 먹으러 갔다. 닭갈비는 뭐니뭐니 해도 춘천이다.  남이섬 선착장 주변에 널린게 닭갈비집이지만 왠지 정통의 맛이 아닌 뜨내기 맛이 날거 같아서 시간이 걸려도 춘천으로 가기로 했다.

오길 잘했다.  야채도 듬뿍 넣어주고 너무 맛있게 볶아 주신다.  남춘천역 앞에 있는 닭갈비 집들은 대체로 맛있다.

치즈까지 곁들인 닭갈비는 단연 최고의 맛이다.  이런 느낌으로 춘천까지 오는거다.   잠은 어디서 자더라도 닭갈비는 꼬옥 춘천에서 먹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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