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자유시간을 이용하여, 호텔 36층 옥상에 있는 수영장으로 갔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을 뽐내며, 파란 하늘을 닮은 수영장은 그 자태만으로도 우리를 유혹하는 사이렌과도 같았다. 벤치에 누워 쏟아내리는 햇빛을 받아내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비엔 동 (동해)의 소금끼를 가득 품고 있었다. 눈을 감고 시간을 낚으려니 이보다 더 너그럽고 여유스런 망중한도 없다. 한편으로 생각을 해본다. 옛날에 같았으면 지붕을 물로 도배를 하는 상황인데 가당키나 했을까! 그때의 지관이나 풍수가 이 사실을 봤으면 경악하고도 남을 일이다. 이런 하나하나가 인간의 고정관념을 던져버리고 변화를 꿈꾸고 엉뚱한 상상을 계기로 비롯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한참을 노닐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각자의 짐을 꾸렸다. 오늘..
부페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호텔앞에 펼쳐진 미케비치에 소화도 시키고 산책도 할겸 발길을 돌렸다. 호텔에서 해변으로 가는 입구는 시골의 오솔길 같이 펼쳐진다. 이러한 곳에 디테일한 세련됨이 부족함을 느낀다. 방풍림 비슷한 야자나무 숲을 지난서 모래해변으로 가니,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쬔다. 누구는 이런 눈부신 햇살때문에 살인까지 했다고 하지 아마 (알베르 까뮈인 이방인에서), 이 좋은 햇빛을 받으며 우리는 내친김에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닷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여기는 남중국해라고 하는데 이것도 바른 표기는 아니라고 한다. 마치 우리 동해가 일본해로 불리는 것과 같단다. 베트남에서는 비엔 동 (동해라고 부른단다). 이 비엔 동의 물속에 발을 담그고 고삐풀린 망아지 인양 천방지축으로 아들과 신나게 뛰어 다녔다. ..
새벽에 도착하여 넉넉하게 태양을 이불삼아 늦잠의 호사도 누리다. 반쯤 깬 상태에서 느껴지는 너그러운 여유가 휴가임을 실감나게 한다. 천천히 일어난 만큼, 게으르게 부페에가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첫 여행지로 향한 곳은 마블 마운틴이다. 산 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으서 그렇게 부른단다. 이곳은 서유기의 손오공이 죄를 짓고 500년간 갇혀 있던 산이란다. 오행산이라고도 부른다. 마블 마운틴은 모두 다섯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고, 화수목금토 다섯가지를 의미한단다. 우리 일정도 화~토까지인데 우연일치일까? 오행산하고 우리 일정이 일치하는 마법의 인연을 상상해 본다. 지옥과 천국 두곳을 가기로 했다. 지옥은 말 그대로 쉽게 갈 수 있다. 즉 동굴로 들어가서 거기서 부터 다리도 편하게 쭈욱 내려가면 지옥에 ..
겨울의 추위를 피해서 따뜻한 남쪽나라로 길을 나선다. 철새들은 날개짓을 하여 언제 어디든 맘대로 날아가지만, 날개없는 우리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야 한다. 멀지 않은 동네이지만, 그래도 입맛이 다를 수 있어서, 한국인의 식량 컵라면을 준비했다. 베트남의 호텔에는 커피포트가 비치 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포트는 별도로 패킹하지 않았다. 짐을 덜어 줘서 고맙다. 그리고 환전도 했다. 베트남 돈을 직접 환전하면 수수료가 더 비싸니까, 달러로 가져가서 현지에서 베트남 '동'으로 환전을 하던지 아니면 왠만하면 달러나, 원화,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단다. 베트남에서는 보석상에서 환전하는게 제일 저렴하단다. 티켓 발권을 위해서, 키오스크에 가니 좌석이 부족하다단다. 도우미도 난감해 하며, 직접 데스크로 가보라고 한..
지금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있고 잘나가는 사람은 바로 한국인 박항서 감독이다. 그는 베트남 축구의 아버지로 통하고 베트남 국민들을 열광케 한 위인이다. 이번에 아시안컵에도 한국과 나란히 8강에 들었으며, 연일 신화를 낳고 있다. 단순히 축구 결과만이 아니다. 박감독은 항상 기도로써 경기에 임하여 경기 장면장면에도 벤치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베트남은 공산국가로서 기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일요에는 항상 기도를 하러 교회에 간단다. 그리고 항상 겸손하고 공경의 생활을 한단다. 그래서 기독교 신자임을 알고는 다들 "아. 역시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반응을 보인단다. 이러한 박감독의 모습과 행동이 바로 참된 전도자의 자세가 아닌가 한다. 박감독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