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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마도 정벌기 4탄

새로운관심 2018. 12. 20. 13:41
온천욕을 하고 호텔로 향했다. 어둠의 그림자가 대마도에도 짙게 몰려 오고 있었다. 대마호텔로 버스는 달려갔다. 한참을 가다가 공용주차장 같은 곳에서 브레이크를 밟더니 여기서 부터는 내려서 호텔로 가는 거란다. 호텔의 멋진 영접은 기대하지 않았어도 호텔 정문에 정차하고 내릴 줄 알았는데 이건 뭐 대략 난감하다. 암튼 짐을 바리바리 챙기고, 하기야 1박 여행에 짐도 없다. 딸랑 배낭 하나뿐이다. 배낭을 메고 가이드를 따라서 갔다. 어둠이 내려앉은 길에는 가로등만이 매몰차게 검은 그림자를 내 몰고 있었다. 느낌은 작은 시골 같았다. 가운데 하천이 흐르고 양 옆으로 일방통행 도로가 있다. 드디어 호텔앞에 당도했단다. 쪼그맣다. 말이 호텔이니 우리나라 기준으로 볼때 모텔수준도 안된다. 엘리베이트도 조그마해서 우리는 걸어서 올라갔다. 2층에 가니 거기가 호텔 로비다. 주는 방키를 받아들고 우리는 또 4층에 정해진 방으로 갔다. 4명이니 2칸을 배정받아, 2인 1실로 투숙했다. 정말로 이럴때 쓰려고 만든 단어가 생각난다. 방이 정말로 코딱지 만하다. 우리나라 고시원 보다도 작으면 더 작은 방이다. 침대가 대부분의 방을 독차지 하고 있다. 모서리 선반위에 TV며, 포트며 아귀자귀한 물품이 놓여있다. 두명이 들어가니 숨이 막힐 것 같다. 정말 이건 너무 아닌 것 같다. 내돈 내고 두번 다시 묵고 싶은 곳은 아니다.

빨리 배낭을 내려 놓고, 숨막히는 방을 탈출했다. 1층에 내려와서 이제는 저녁을 먹으로 간단다. 여기서 5분 정도 걸어서 간단다. 먹는 즐거움에 마음이 한결 밝아진다.

팔정이라는 식당이다. 핫쵸라고도 한다. 전형적인 일본식 식당이다. 스시와 덮밥을 먹을 수 있으며 저녁에는 술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역시 메뉴판도 한글로 도배를 했다. 대마도가 한때는 왜구들이 우리 삼남지방에 출몰하여 우리의 것을 약탈해 가더니, 이제는 관광 상품으로 우리의 지갑을 털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뭏든 일본인의 이런 상술, 마케팅 능력은 배워야 한다. 배워서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많이 오게 만들어야 한다. 대마도는 참 요상한 동네다. 현지인 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동네같다. 관광객은 90% 이상이 한국인이다.

대마도에서 유명한 사케란다. 백옥이라고 씌여 있는데, 시라타케라고 읽는다고 한다. 시라타케는 대마도의 유명한 산이란다. 백옥산은 독자적인 생태계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백옥산은 해발 519미터이다. 이곳은 한국인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도 이 유명한 사케를 한병 주문했다. 알콜도수는 15도인데, 15도이면 요즘 소주에 버금가는 도수이다. 그런데도 알콜향은 거의 나지 않는다. 색깍도 무색이어서 그냥 물이라해도 속을것 같다. 그런데 사케를 마셔봐서 아는데, 사케는 마실때는 모르다가 은근히 천천히 취하게 된다. 그래서 마시는 그 순간에 안취한다고 계속 벌컥벌컥 마시다가는 나중에 갑자기 한번에 확 취해 버리니 조심해야 할 술이다. 마치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할때 야금야금 그렇게 접근했듯이 그런 기질을 닮은 술이 바로 사케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맥주하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아사히, 삿포르, 기린 맥주이다. 이번에는 아사히 맥주를 골라서 주문했다. 아사히 맥주는 1889년 창업한 대일본 맥주회사로 부터 1949년에 분할하여 설립되었단다. 현재는 일본 제2위의 맥주회사란다. 아사히 맥주의 대표적인 특징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는 엔젤링이다. 마실때 컵에 거품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마시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사히 맥주는 드라이 맥주이다. 드라이는 스위트의 반대말로, 약간 높은 알콜 농도에 산뜻한 맛, 즉 톡 쏘는 맛을 준다. 보통맥주는 알콜도수가 4.0%인데, 드라이 맥주는 4.5%이다, 가공시 발효도를 90%로 높여서 보리에 들어 있는 엑기스(당분)를 적게 함으로써 이런 맛을 낸다고 한다. 일반맥주의 발효도는 84%라고 한다. 그래서 마실때 부드러우면서 산뜻한 맛을 낸다고 한다.

한잔을 마시니 정마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대마도의 특산물인 모듬 해산물 구이다. 구이는 두꺼운 돌판에 구워서 먹는다. 여기에 구워 먹으려면 3시간 전에 돌판을 달궈야 한다고 한다. 우리도 미리 예약을 해두어서 가게에서 미리 돌판을 달궈 놓아서 자리에 앉자 마자 바로 해산물을 구워 먹을 수 있었다. 오징어, 가리비, 조개류, 생선, 파, 호박, 버섯, 양파 등을 돌판에 올리고 익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마치 어릴때 엄마가 요리하는데 졸라서 하나 얻어 먹는 그런 느낌이다. 방의 구조는 다다미로 위에 돗자리를 깔아놨다. 문은 미닫이 문으로 되어 있다. 점심은 대마도행 배를 타기전에 대합실에서 먹은 도시락이다. 그 도시락도 깔끔하고 맛이 있었다. 그리고 이 저녁은 그 도시락에 비하면 황제의 밥상이나 다름없다. 이런 럭셔리한 호사를 누리니 더 이상의 기쁨과 즐거움도 없다. 역시 사람은 먹는 락이 으뜸중의 하나인가 보다.



맛있는 해산물, 야채구이와 사케, 맥주를 곁들인 저녁을 한 후에 소화도 시킬겸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일본에서는 카지노가 동네마다 하나씩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이 출입을 제한하거나 그런게 없단다. 누구나 한번들어가서 베팅 한번 해보고 즐긴단다. 그래서 우리도 한번 해 보기로 했다. 안에 들어가니 아줌마들도 앉아있었다. 1천엔을 칩으로 바꿔서 해봤다. 10분을 못 넘기고 게임오버 됐다. 역시 그런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마트에도 들어갔다. 여기는 과일이 낱개에 가격표가 붙어 있다. 대체로 우리나라 보다 비싸다. 단감 하나에 2천원이 넘고, 홍시가 천원이 넘는다. 사과는 하나에 2천원이 넘는다. 파는 한뿌리에 2천원 가량 한다. 여기는 이런 물가를 감당하려면 급여도 같이 쎄야 할 듯 하다.

조선 통신사가 가면서 머물렀던 장소인가 보다. 그 흔적에 비석만 세워놨다. 이길을 지나갔던 통신사들이 제대로 보고 온 것을 조정에 보고했더라면 임진왜란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어쩌면 일제강점기도 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암튼 그때의 통신사들은 역사에 정말 엄청난 잘못을 한 민족과 역사의 대역죄인이다.

현지 라멘집이다. 라멘 맛이나 보려고 기웃거렸지만, 자그마한 공간에 빈테이블이 나지를 않는다.

신천지인 일본은 하나님도 그저 그 많은 8천여 신들중 하나에 불과한 모양이다. 웬만한 신사보다도 조그마한 교회가 하나님의 은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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