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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가 상담해 드립니다.
신용카드사의 콜센터는 1,000 여명 이상의 상담사 조직으로 규모가 방대하고, 업무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고객으로부터 걸려오는 문의 사항 및 요청 업무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해주고 있다. 또한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전화하여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소개 및 마케팅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전자를 인바운드라고 하고, 후자를 아웃바운드라고 한다. 두 업무 모두 쉬운 일이 아니며, 고객과 직접적인 통화를 하는 일이라 감정노동자로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특히 인바운드의 경우에는 상담사 1인당 하루에 120여통의 전화를 고객에게 받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상습적,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잦은 폭언과 막을로 상담사들을 힘들게 한다.
정말 사람이 어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입에 담기 힘든 언행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고객들의 행태로 인해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은 직원들이 다른 고객들에게 완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는 회사로 보나 고객으로 보나 마이너스적인 일이다. 회사는 감정의 상처를 받은 직원이 고객에게 완전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연회비 등의 서비스 비용을 부담하고도 양질의 고객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놓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회사들이 그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도 '문제행동 소비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접점 직원들이 인격 침해, 업무 방해, 협박, 무리한 보상 등을 고객으로부터 요구받을 때 해당 고객을 문제행동 소비자로 선정하는 것이다. 문제 행동 소비자로 선정되면 별도 이력 관리도 한다. 해당 신용카드가 만기될 때엔 자동으로 계약이 종료되고 신규회원 가입도 차단된다.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는 취지는 문제 행동을 하는 고객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항 궁극적으로는 일반 고객에게 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응대 직원 보호를 위해, 문제행동 응대 시간에 상응하는 휴식 시간도 보장해 주고 있다. 불량고객을 선별하여 차단하는 적극적인 자세야말로 대부분의 일반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불량고객에 대한 조치는 회사차원에서만 할 것이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최근에 어느 콜센터에서 전화 신호 대기 멘트를 바꿨다.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해 드릴 예정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가 상담해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해 드릴 예정입니다" 직접 상담사들의 아빠, 남편, 어린 딸들의 목소리로 녹음한 내용을 안내 멘트로 사용했다. 그랬더니 고객들의 응대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상담원 스트레스가 50% 감소, 고객의 친절 한마디는 8% 증가, 상담원들이 존중받는 느낌이 25% 증가했다.
콜센터 상담원도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접목시켜 감성 마케팅에 활용한 결과 고객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변화가 일어났다. 상담사들도 스스로 존중받는 느낌이 많이 높아졌다고 한다. 박수를 받을 만한 놀라운 변화의 시도이다.
1980년대에는 고객이 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 때는 공급자 위주의 경제구조로 인해 소비자나 고객들이 피해를 보거나 손해를 입어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었다. 그래서 소비자보호원이 설립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래서 식당에서는 반찬이 무한으로 제공되고, 은행이나 공공기관, 버스, 기차 등에서는 냉난방 기기를 추울 정도로 최대한 가동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언론, SNS 등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권리는 많이 신장되어 있다. 고객이 왕이라고 한 것은 고객의 권리가 낮았을 때 이를 옹호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지금은 이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고객은 왕이라는 탈을 쓰고 폭행 및 악행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무조건 고객이 왕이라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왕 대접을 받으려면 왕다운 품격과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야만 한다. 고객 스스로는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하면서 왕 같은 대접을 받을 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고객의 권리만 강조할 게 아니라 고객의 기본 의무에 대한 인식을 새로베 가져야 할 때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서비스 제공자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고객이 되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즉 1인 2역을 하는 한 몸뚱이임을 명심하고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고객 주권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고객이 왕이 아니다. 고객은 우리와 함께 가는 동반자이다.
[위 글은 <1천명의 팬을 만들어라. 미다스북스, 안태용>의 내용중에서 저자가 직접 타이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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