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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용품 도매상을 하는 사장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하는 내내 어두운 표정이 역력했다. "가게들도 많고, 학교에서 학용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어. 학교에 납품하려면 입찰을 해야 하는데, 다들 재고를 떨어내기 위해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원가 수준으로 들어가. 납품을 해도 남는게 없어" 얘기를 듣고 있자니 답답했다. 할인 경쟁을 과도하게 하니 물건을 팔고도 적자가 나는 구조다. 할인은 달리 해석하면 내 돈의 지출이다. 즉 비용을 많이 들여서 입찰을 딴 셈이다. 즉 마케팅을 돈을 써서 한 것이다. 그만큼 남는 게 없고 손해보는 장사를 하게 된다.



돈이 아니라 정보를 쓰면 해결된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단골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서 새로운 책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동네 서점의 판매 방식을 온라인에서 구현한 것이다. 아마존은 회원화된 고객의 구매이력 등을 분석한다. 분석된 정보를 이용해서 구입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추천하고 미리 쿠폰을 제공하여 구매를 유도한다.

http://www.podbbang.com/ch/1770125

 

이렇게 해서 아마존은 매출을 30% 가량 끌어 올렸다. 아마존은 고객 취향을 분석해서 고객별로 책을 추천한다. 기존의 마케팅은 고객들엑 대량의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냈다. 일괄적으로 10% 할인 쿠폰을 보내거나 경품을 제공했다. 그런 대중화된 마케팅에 고객은 식상하고 감픙이 없다. 오히려 스팸처리하고 수신을 차단하여 기업과는 단절을 한다.


이런 마케팅은 일회성으로 끝나고 지속적인 단골을 얻기 힘들었다. 그때뿐인 것이다. 매번 할인 등의 비용이 발생해서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개별화해서 고객에게 딱 맞는 상품을 추천할 때 고객은 반응한다. 비록 할인이나 경품이 없어도 말이다. 나를 알아주는 기업이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고 만족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은 고객에게 적중한 것이다. 매출이 30% 이상 올랐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아마존의 고객취향을 저격하는 마케팅은 꿩 먹고 알 먹는 놀라운 기법이다. 고객의 구매이력이란 흔적을 추적하다 보면 거기에 새로운 정보가 숨어있다. 그것을 찾아내어 분석하면 분명 새로운 기회가 나온다. 이런 분석을 통해 아마존은 고객의 니즈를 찾아서 매출로 연결할 수 있었다.





미국 대형 마트의 매장에 한 남성이 들이 닥쳤다. 그는 담당 직원을 붙잡아 놓고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마트에서 자기의 고등학생 딸에게 아기옷과 우유제품 등을 포함한 유아용품 할인쿠폰을 보냈기 때문이다. 남성은 "고등학생인 딸에게 임신을 부추기는 거냐?" 며 언성을 높였다. 담당 직원은 임산부에게 보낼 쿠폰을 잘못 보냈다고 생각하고 정중히 사과를 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며칠 뒤에 다시 한번 사과하기 위해 전화를 건 직원은 남성의 딸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아버지도 전혀 몰랐던 딸의 임신을 마트는 어떻게 알았을까? 바로 '빅데이터'의 힘이었다. 이 마트는 SNS와 인터넷 등을 검색하고 분석한 고객추적시스템을 이용해 남성의 고등학생 딸이 '임신을 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보다 사람의 일상에서 연관되는 하나하나의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면 컴퓨터가 오히려 사람을 더 잘 안다. 사람은 속일 수 있으나 구매행동 등의 사실은 숨길 수 없다. 그러한 구매패턴을 조합해서 분석하면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돈을 쓰는 마케팅은 고객에게 적은 금액의 경제적 이익만 제공할 뿐이다. 결코 사람을 이해하는 마케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한 마케팅은 사람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개별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정보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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