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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해 본 적이 있는가? 첫눈에 반한 경험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나도 첫눈에 반해서 아내와 결혼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이내 마음 훨훨 날아가네" 라는 노래 가사도 있다. 그만큼 첫인상은 인생을 걸만큼 중요하다. 가게 쇼윈도의 화려한 전시도 고객의 첫인상을 끌기 위함이다. 결정을 할 때에 이것저것 고민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한 번 보고 딱!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결정을 못해 고민하는 경우는 품질과 가격 등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보는 순간 바로 결정하는 경우는 시각이 먼저 강하게 자극을 받았기에 품질이나 가격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서 판단하는 데 정보가 부족하거나 비교대상이 비슷할 때는 혼란이 온다. 보는 순간의 결정은 시선을 끌오 오로지 감정만을 자극한다. 그만큼 빠른 결정을 할 수 있다.

홈쇼핑 방송 중에 유달리 눈과 귀가 즐거운 것은 음식 판매시간이다. 스테이크 판매가 한창이다. 쇼호스트의 감칠맛 나는 맛과 가격에 대한 설명이 관심을 끈다. 화면이 바뀌면서 그릴자국이 선명한 부채살 스테이크가 '지글지글' 거린다. 그리고 시식하는 사람들은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면서 나는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저녁을 먹은 후 3시간 가량 지났으니 출출할 만도 하다. 확 질렀다. 전화기를 어떻게 들고 신용카드 번호를 어떻게 눌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머릿속은 단지 2~3일 내에 그릴자국이 선명하고 있고 지글거리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

홈쇼핑이 구매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됐다. TV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다 보면 현란한 자막과 비쥬얼 있는 화면에 넋을 잃기 십상이다. 특히 홈쇼핑은 전국으로 방송이 되므로 자리, 지역적인 한계에 있는 마트와 비교하면 고객층이 훨씬 방대하다. 홈쇼핑의 제품은 제한된 시간내에 판매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판매를 해야 하므로 고객들이 살까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이면 성공하기 어렵다. 홈쇼핑에 방송되는 제품은 종류 불문하고 대부분 매진이다. 매진 비결은 바로 고객들이 방송을 보게 되면 즉시 사게 하는 기법이다.

음식을 판매하는 경우이면 맛깔스럽게 차려놓고 시식하는 사람들이 한입 가득 맛있게 먹는다. 먹으면서 미소 지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특히 요리를 하는 장면은 '지글지글' 소리를 내어 시가뿐만 아니라 청각도 자극한다. 이때쯤 되면 누구라도 벌써 전화기를 들수밖에 없다. 오북중에 하나인 먹는 복을 시각과 청각을 자극해서 구매를 하게한다. 이런 홈쇼핑을 보면 보는 순간 바로 구매하고픈 충동이 생긴다. 그리고 직접 구매로 이어진다. 같은 제품인데도 어떻게 보이고 들리게 하느냐에 따라 사고 싶은 충동은 제각각이다. 이왕이면 구매의 충동을 강하게 일으키는 것이 뛰어난 마케팅이고 전략이다. 보는 순간 그 짧은 순간에 바로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

친구가 수 한잔 하자며 전화를 했다. "오늘은 내가 한잔 쏠게" "그래, 좋지. 근데 뭐 기분 좋은 일 있냐?" "그럼 잇지, 한 잔 하면서 얘기하자" 이렇게 전화를 끊고 약속 장소로 갔다. "내가 아파트 전세 주는거 있잖아? 세입자가 이번에 나가게 돼서, 부동산에 문의하니 요즘은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찾는 세입자도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지" "그랬구나.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근데 부동산에 전세 내 놓고 일주일 만에 계약했어" "얼마나 싸게 내 놨길래?" "그게 아니라,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다들 계약하자고 난리였대. 우리 세입자 부부가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는데, 처음에 전세 들어올때 집을 고쳐 산다고 하길래, 뭐 그러라고 했지. 근데 이번에 집 보러 오는 사람이들이 난리였더. 집이 너무 맘에 든다고. 그랫 지금 주변에는 전세가가 내리는데도 더 올려서 계약도 했어. 그래서 나도 궁금해서 계약하는 날 집에 가 봤지. 세상에! 정말 집을 궁전같이 꾸며 놨더라. 다들 우리 집을 보고나면 다른 집은 눈에 안들어온다고 하더라. 이 사진 한번 봐. 그때 찍은 사진이야. 정말 장난 아니더라" "세상에! 너희가 살때랑 완전 딴판이네. 완전 대박이다"

친구의 전세집은 남들보다 특별한 것이 있었다. 누구라도 한번 구경하면 계약하고픈, 그런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친구 본인의 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건의 시세가 떨어지고 구매가 안된다고 해도, 다른 물건보다 특별한 장점으로 고개을 확 끌리게 하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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