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요즘은 어딜가나 흔하고 흔한게 물건이다. 정말로 저 많은 물건들이 언제 다 팔릭가 싶을 정도로 많다. 물건은 많고 사가는 사람은 한정적이다. 고객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산다.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한다. 고객은 이성을 가지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보다는 감성을 가지고 충동적인 구매를 할 때가 더 많다. 그 충동을 일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바음이다. 백화점에 가더라도 상품이 비슷비슷할 때 매장 직원의 믿음직스럽고 편안한 분위기가 내 마음을 이끄는 때가 많다. 보이지 않게 잔잔하게 전해지는 마음이 내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 한다.

해마다 5월이면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는 탓에 식중독 사고가 뉴스를 장식한다. 특히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거나 수련회를 가서 단체급식에서 상한 음식이나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구토, 설사 등으로 고생을 한다. 이런 일을 한 번 겪으면 단체 급식이 꺼려진다. 나도 초등학교때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 어린 학생들이 먹는 것인데 왜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위생관념이 소홀한 사람들은 단지 돈벌이에만 관심있는 철면피라는 생각이 든다. 돈과의 교환 수단으로 제공하는 음식에 정성 가득한 마음은 찾아볼 수가 없다.

요즘은 위생과 관련하여 주방을 개방하거나 투명한 유리를 설치하여 조리과정을 홀에서 볼 수 있게 꾸며놓은 식당이 많다. 맛도 있고 깔끔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가게가 있다. 홀에서 안쪽으로 주방이 있는데, 투명한 유리로 홀과 주방을 구분하는 칸막이를 했다. 주방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다 보였다. 우리의 주문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요리하는지 눈길이 갔다. 주방장이 조리에 몯루하여 열정을 다하는 모습과 지글거리는 소리며 냄새는 군침을 돌게 했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조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식당은 재료 원산지 표기를 확실해 해 두었다. 수저와 젓가락은 투명한 비닐봉투에 세트로 포자되어 준비되어 있었다. 앞치마는 세탁을 해서 착착 접어둔 것을 제공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 음식점은 정말로 고객을 생각하고 정성을 다하는 곳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그날은 안심하고 맛있게 먹었던 하루였다. 먹으면서 힐링받는 기분이 드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팔 물건이 아직 없어도 물건을 미리 팔 수 있다. 심지어 물건을 만들어 낼 공장이 없어도 팔 수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쌓으면 가능하다. 바로 나의 진실된 마음을 파는 것이다. 어떤 젊은 사업가가 울산에 조선소를 만들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우리에겐 기술도 자본도 아무것도 없었다. 조선소를 지으려면 외국에서 차관을 얻어야 했다. 미국도, 일본도 가 봤지만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았다.

"너희같은 후진국에서 무슨 조선소냐?"며 핀잔만 들었다. 마지막으로 영국 A&P의 애플도어의 찰스 룽바툽 회장을 찾아갔다. 주머니에서 500원 짜리 지폐를 꺼내 보이면서 말했다.

"이걸 보라! 거북선이다. 당신네 영국의 조선 역사는 1800년대부터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1500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어 일본을 물리친 민족이다. 우리가 당신네보다 300년이나 조선 역사가 앞서 있다. 산업화가 늦어져 국민의 능력과 아이디어가 녹슬었을 뿐, 우리의 잠재력은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있다"

이 말에 룽바툼 회장은 추천서를 써 주었고, 결국 조선소를 건립할 수 있었다. 이제 물건을 팔 차례였다. 그에게는 바닷가 미포만의 백사장 사진만 한장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리스 해운업자 리바노스를 만나 26만톤짜리 배 두척을 주문받았고, 조선소 건립과 동시에 2척의 배를 진수시켜 세계 조선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 분이 바로 현대의 고 정주영 회장이고, 회사는 현대중공업이다.

[계속]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