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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횡단보도 앞에는 신사 말고도 여러 명의 사람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신사가 앞으로 걸어 나간다. 신사가 걸어가는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도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신호등은 아직 붉은색이었다. 반대로 허름하게 거치차림의 남자가 위의 행동을 했을 때에는 주변 사람들은 반응이 없었다.
이 실험은 사람들은 말쑥하게 정장차림을 한 타인에 대해서는 신뢰감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그 사람의 품격을 인정하고, 그가 하는 행동을 쉽게 믿고 따른다는 것이다. 정장차림의 신사는 젠틀하니까 법규나 신호를 잘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신사사 횡단보도로 걸어가가 신호등이 바뀌었다고 착각하게 되고, 그를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도 중요하다. 정장을 입으면 중후하고 믿음이 간다. 한마디로 품격이 있어 보인다. 그ㅓ한 정장 차림을 하면 스스로도 행동의 제약을 받고 조심하게 된다. 주변에서 인식한 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를 하다가 늦게 취업을 했다. 나도 늦었지만 그때까지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다. 친구들은 취업을 못했다기보다는 안했다. 취업할 생각이 없었고 계속 공부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부할 동안은 체육복에 슬리퍼를 신고 생활하는게 익숙했다. 취업을 하니 양복과 셔츠, 구두 등도 사야했다. 그렇게 쫙 빼입고 공부하는 칭구들을 찾아갔다. 체육복 차리의 내 모습이 익숙한 친구들은 양복을 입고 나타나 나를 깜짝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부러운 눈빛이 역력했다.
"부럽다. 월급은 탔냐?"
"아니 아직, 20일 월급날이니 일주일 남았다. 간만에 만났으니 한잔 하자. 카드도 있어. 술한잔 마실 만큼은 돼."
비록 별것 아니더라도 자신을 치켜주면 괜히 우쭐해지고 목에 힘이 들어간다. 넉넉한 마음이 생기고 베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갓 취업했을 때 월급도 받지 않았지만 신용카드로 친구들한테 한턱을 내는 것은 우쭐한 기분 때문이다. 물론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도 있지만 말이다. 체육복을 벗어던지고 양복으로 갈아입은 나 자신이 스스로 가치가 상승한 느낌이 든 것이다. 실제로 나 자신이 변한 건 없지만, 친구들이 치켜 준 품격이 기꺼의 나의 지갑을 열게 한 것이다.
1968년 미국의 교육 심리학자인 로버트 로젠탈과 레노어 제이콥슨은 샌프란시스코의 초등학교에서 지능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를 하면서 담임 선생님들에게
"앞으로 수개월간 성적이 오르는 학생을 산출하기 위한 조사"라고 했다.
테스트를 끝낸 후 성적이 오를 수 있는 학생의 명단을 만들어 담임 선생님에게 전달해 주었다. 그러나 그 명단은 사실 학생들 중 무작위로 뽑은 20%의 명단일 뿐이었다.
담임선생님은 그 학생들에게 기대를 품었고, 8개월 후 그 학생들의 성적은 크게 향상 되었다. 담임 선생님의 기대와 격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의 기대를 의식한 학생들로 인해 성적이 향상 되었다.
이러한 긍정의 효과를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이이다. 그는 세상의 여인들에게 만족하지 못하여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상아로 여인상을 조각하고, 여인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다. 옷을 입혀주고 반지와 목걸이를 걸어주면 밤에는 다정한 말과 함께 팔베게도 해 준다.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여인의 조각상이 생명을 갖도록 해 달라고 기도한다. 피그말리온의 기도대로 아프로디테 여신은 조각상에게 생명를 불어 넣어 살아있는 여인으로 만들어준다. 사람이 된 여인 조각상과 피그말리온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는 말이 있듯이 칭찬을 하고 격려를 해주면 긍정적인 에넌지 가득찬다. 긍정적 신호를 보내면 상대방은 나에게 반응을 보인다. 위의 학생들의 경우, 담임선생의 기대와 격려에 부등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성적이 향상되는 반응을 보여줬다. 사실 그 20%의 학생들은 정말로 성적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이 전혀 아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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