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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신시모도 라이딩!!

새로운관심 2020. 3. 31. 23:56

아침 6시에 잠수교 남단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제나 저제나 알람이 울리기를 기다리다가 일어나 핸폰을 보니 5시 38분이었다. 악속시간에 맞추려면 5시 20분에는 출발해야했다. 허겁지겁 챙겨입고 페달을 밟았다. 하필 맞바람은 왜 이리 거세게 불어 오는지 잔거가 뒤로 밀려나는 기분이었다. 죄스럽고 미안한 맘으로 약속시간 20분을 넘겨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출발을 했다면 지각의 미안함을 어느 정도 덜수 있었다. 근디 느닷없이 저쪽 매점에서 잔거 세대가 몰려왔다. 그것도 춥다며, 빈속에 따뜻한 음료수를 마시라며 드링크를 건네는 사랑과 배려에 감동을 들이켰다.

오늘 가야할 목적지는 신시모도이다. 잠수교 남단에서 합류하여 마곡역까지 라이딩하고, 마곡역에서 운서역까지는 점프를 하고 운서역에서 영종도 삼목항까지 라이딩하고, 삼목항에서 신도까지 배타고 가서, 신도에서 시도, 모도를 라이딩해서 돌아오는 일정이다.

나로 인해 늦게 출발하여 9시 10분 첫배를 타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있었다. 촉박한 시간이지만 쉴거는 쉬는게 라이딩의 묘미다. 한때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았던 63빌딩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했다.

한강길을 벗어나 마곡역으로 가는길에 마곡지구에 들어선 서울식물원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라이딩은 셤셤 즐기면서 하는게 목적인지라. 내려서 또 인증샷, 배 시간만 아니면 식물월 안에도 들어가 보는데 다음에 가보기로 기약하고 인증샷만 날리고 서둘러 페달을 밟았다.

드뎌 마곡역에 도착했다. 라이딩도 좋지만, 점프를 하는 거도 잼있지 ^^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좋은것 중에 하나가 바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자건거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맨앞칸이나 맨 뒷칸에 실을 수 있는 배려가 감사하다. 물론 다른 기차나 고속버스도 가능하다.

평소에 같으면 붐벼야 할 공항철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한산하다 못해 너무 썰렁하다. 처음에는 우리만 타고 있어서 죽음의 도시로 가는 열차를 탔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삼목항에서 신시모도행 배를 타려면 신분증이 꼭 필요하단다. 꼭 이럴때 안가져오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네이버를 검색하니 신분증이 없으면 운서역에서 10분 거리에 주민행복센터가 있다고 한다. 거기에 무인민원발급기가 있어서 지문을 이용해서 주민등록초본을 발급할 수 있다고 한다. 철썩같이 믿고 갔다. 물론 무인 발급기는 있었다. 그런데 지문 인식이 되지 않았다. 거친일을 많이 한 탓일까? 아니면 직장에서 너무 손바닥을 비벼댄 탓일까 지문이 닳아서인지 몇십번을 반복해도 에러만 났다. 무인발급기는 오로지 오른손 엄지손가락만 인식케 되어 있는데 에러가 날 경우에는 다른 대체방법을 준비해 놓지 않은게 안타깝다. 조금만 더 생각해서 만들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절반의 서비스 성공이란 생각이 든다.

주민초본 발급은 포기하고 일단 항구로 가 보기로 했다. 무슨 방법이 있겠지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해서 반신반의하고 삼목항을 향해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가는 길에 친철한 라이딩 신사분을 만났다. 삼목항 방향을 묻고,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신분증을 안갖고 오면 해결방법이 있냐고 여쭈니, 신분증이 없으면, 집에 있는 가족한테 신분증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사진을 제시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할렐루야~~

세상에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우리는 인터넷 검색에만 의존하고 굳이 어려운 방법인 무인발급기를 맹신해서 쌩고생 하고 첫배도 놓쳤다. 아휴 헛 똑똑이가 되었다. 암튼 인생을 살면서 귀인을 만난 기분이었다. 삼목항에 가서 배표를 끊었다. 정말로 신분증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끊을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초본 무인발급기에 가지 마시고, 꼬옥 신분증 사진을 받아서 배표를 끊기를 간절히 바란다. ㅇ사람은 2천원, 자전거는 천원 이다.

첫배를 타기 위해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달리고 달려서 몇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왔다. 배 티켓을 끊고 나시 그제사 뱃속에서 꼬르륵 진동을 한다. 첫배는 놓치고 다음배가 10시에 출항한다고 하니 40여분 시간이 남았다. 서둘러서 매점으로 달려갔다. 컵라면과 김밥으로 시장기를 해결하니 뱃속도 든든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달려온 한기를 잊을수가 있었다. 이래서 밥심이라고 했나보다.^^

표도 끊고, 아침도 먹었으니 이제는 승선을 해 볼까나, 그냥 탈수는 없지. 슨선을 하기전에 인증샷은 필수!

드디어 승선했다. 우리같은 라이딩 메니아가 많네. 내 자전거는 어디에 있을까요? 찾아보세요? 찾은 사람에게 스벅의 아메리카노 쏩니다 ^^

배안의 벽에는 신시모도 지도가 상세히 잘 나와 있어서, 우리의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갈 수 있었다. 날씨가 추워서 밖에서 기다릴 수 없어서 선실에 들어왔다. 선실에는 온풍기를 켜놔서 잠시나마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가 있어서 좋았다.

드뎌 신도 선차장이 보인다. 우리가 내리고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페달을 밟고 싶다는 충동으로 심장은 흥분되어서 쿵쾅거리고 있었다. 왜 안그럴까? 이렇게 배를 타고 와서 섬을 라이딩 하는 것은 난생 처음이고, 나의 애매 데로사도 처음이다.

신도에 내려서 신시모도 안내판을 살피고 우리가 가야할 코스를 스캔했다. 그리 크지 않은 섬이라, 작심하고 돌면 1시간내에 주파도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는 질주하는 야생마가 아니다. 길을 느끼고 주변의 경관을 음미하는 풍류객 라이더가 아닌가! 느긋하게 몸과 마음에 신시모도를 꽉꽉 채우고 가는게 진정한 라이딩이고 힐링이다.

섬이 너무 조용하고 한적하다. 우리만을 위해 허용한 섬 같기도 하다. 정말로 시간이 정체된 매력적인 섬 같기도 하다. 봄을 알리는 벚꽃은 우리가 달리는 길에서 꽃잎을 흩뿌리며 환영해 주었다. 이 맛에 라이딩을 한다.

아뿔싸! 벚꽃이 환영과 섬의 매력에 푸욱 빠져 버려서 그만 한눈 팔다가 뒹굴었다. 신분증도 가져오지 않아서 미안하고 속상한 맘을 안고 달렸는데, 급기야 애마까지 길바닥에 나동댕이 치고 나니 너무 속상하다. 이 한몸은 부셔져도 좋으련만 애마 넌 다치지 마라, 내 맘이 아프다

그저 사방이 신기한 자연이다. 나도 이섬에 와서 멈춰진 시간속에 살고 싶다.

섬 속의 작은 호수에 풍광이 좋은 곳에 데크를 설치해 놓았다.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지. 일단 모이봐, 한컷 찍고 가야지

신도를 스캔하고, 이제 시도로 넘어간다. 이제는 햇살이 올라와서 추운 것도 잊고 달릴 수가 있어서 더없이 좋고 신난다.

수기 해수욕장이란다. 이런 섬에 꼭꼭 숨겨진 해변이다. 때 잃은 캠핑족도 눈에 띄었다. 코로나가 아니면 해변은 캠핑족으로 쫘악 깔릴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지금 캠핑족들은 코로나를 피해서 왔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이 멋진 해변에서 커피를 한잔 해야지. 이런 청정지역에서도 마스크는 필수, 고객에 대한 예의와 안전 보건의식은 최고다. 풀사이드키친 이곳은 점장님이 너무 친절하다.

좀 전에 넘어져 다친 손은 무슨 심술인지 퉁퉁 부어 있었다. 사정을 애기하니 커피 점장님은 냉찜질하라며 얼음을 내어 주었고, 스프레이 파스도 건냈고, 붙이는 파스도 서비스 했다. 아마도 우리가 마신 커피값도다 더 비쌀듯 하다. 정말로 시도에서의 최고의 서비스를 받았다. 이런게 정말 진짜 고객을 생각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최상의 서비스이다.

시도의 #풀사이드치친 화이팅!

커피맛도 유달리 맛있었다. 근디 이집은 뭐가 이리 멋지냐! 서비스면 서비스, 맛이면 맛, 정말 최고다.

점장님의 소개로 수기전망대로 오르기로 했다. 산의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은 어떨까? 기대된다.

전망대를 오르는데 봄 햇살을 받아서 피어 오른 진달래가 우리를 반겨준다. 초록의 새싹이 돋기도 전에 피어나는 진달래는 사람의 기분을 너무 좋게 한다. 봄꽃은 참말로 성미가 급한것 같다. 오죽하면 새싹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필까! 그런 급한 성미는 어디 진달래 뿐이랴! 벚꽃, 매화, 복숭아, 목련,,,,,, 다들 그렇다.

뭐! 나를 이렇게 기쁘게 반겨 준다는데 나쁠거야 업지.

수기 전망대에서 보는 바다 풍경은 정말로 풍미였다. 저기 맞은편에 보이는 섬은 위로 볼때 강화도이다. 강화도는 마니산과 순무가 유명한데, 함 가보고 싶다.

전망대에서 내려올때는 해변길로 따라서 왔다. 태고적 원시의 해변 같아서 좋았다.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은 순수의 세계가 바로 이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아내개 한다.

"아! 배고파, 밥 먹고 갑시다"

시도의 #이솔라 식당 바지락 칼국수와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게다가 순무김치가 일미였다. 정말로 넘 맛있었다. 든든하게 먹고나니 우리 뒤를 따라오는 라이더들이 많있냐고 묻는다. 안먹고 가면 후회한다고 하니 모두들 우르르 들어간다. 역시 사람은 후회할 일은 하면 안되지!!

칼국수와 해물파전을 먹고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이제는 우리의 마지막 목표지 모도를 향했다. 모도는 글자가 새겨진 곳이 랜드마크이다. 핑크빛이 이 봄날의 벚꽃이 지고나면 복숭아꽃 같아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번의 라이딩은 기차를 타고 배도 타고, 정말로 산넘고 물건너 다녀온 최고의 라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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