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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요 라이딩

새로운관심 2020. 8. 30. 13:44

촉촉히 비내리는 일요일 아침을 가르며 페달을 밟는다. 비 온뒤의 상쾌함도 좋지만, 비내리는 촉촉함도 피부에 감기는 방울방울 알갱이들이 싫지는 않다.

빗물은 바퀴와 브레이크 패드에도 스며들어 브레이크의 마찰력을 줄이는 상황이 라이딩의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길게 가는 대신 짧게 돌기로 했다. 올림픽공원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가는 길 곳곳에누 물이 고이고 나뭇잎들이 떨어져, 거기를 지나칠때의 미세한 느낌을 타이어와 핸들을 통해서 손의 감각세포에 고스란히 배달되었다

비오는 이른 일욜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너무 고요하다. 마치 우리가 전세를 낸, 아니 우리만을 위한 공원이라는 뿌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러한 특권을 가지고^^ 공원을 검열이나 사찰을 하는양 당당하게 누볐다. 이런 호사로움과 여유로움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경이로움이다.

라이딩이 아니었으면 자고 있을 시간에, 깨어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훗날을 위한 추억을 만들어내는 꿀벌의 노동과도 같게 여겨진다.

이런 일상의 소소한 값진 은혜로움과 특권을 받는다는 것 자체에 감사를 느끼며 밟는 페달엔 더욱 힘이 들어가지만, 마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태양이 빛나고 내리던 비가 그치면 포장도로 위의 빗물들도 스멀스멀 자취를 감추듯, 이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흐려지는 것을 붙들어 놓을 양으로 포스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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