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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가 보유 높다고 좋은건 아니올씨다

새로운관심 2018. 11. 21. 10:48
외국의 부동산 얘기 좀 해 보자.  유럽 EU회원국 중 1위가 루마니아란다.  이 나라의 자가뵤유률은 96%로 전세계에서 최고라고 한다.  참고로 영국은 63.4%, 프랑스는 64.9%, 독일은 51.7%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17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61.1%이고 서울은 48.3%이다.

루마니아의 면적은 238제곱평방미터로 한반도 그러니까 남북을 합친 것과 비슷하단다.  인구는 1900만며이 살고 있으며, 유럽에서 동쪽에 위치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8천불 가량 된다고한다.  국민소득 수준으로 볼때 이게 가능할까 싶은데 그것이 궁금하다.  

자가보유가 가장 높은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공산주의의 몰락 때문이란다.  루마니아는 독재가 니콜라에 차유세스쿠 정권이 89년에 막을 내렸다.  그 당시에는 정부가 전국 주택의 70%정도를 소유하고 있었다.  공산주의 특성상 국가에서 소유하며 국민들에게 배급식으로 분배를 했었나 보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정부에서는 국가 소유 부동산을 매각했는데,  국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사들였다고 한다.  물론 가격은 매우 저렴하게 책정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칼러TV 한대를 살 가격으로 집을 마련할 정도로 저렴했다고 한다.  

차우셰스쿠 정권은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서 출산장려 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그 당시에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러한 역사의 격랑 속에서 자신의 집을 손쉽게 보유하게 되었단다.  크로아티아가 90.1%, 슬로바키아 89.5%, 헝가리 86.3%로 구 공산권 국가들의 자가점유율이 높은 것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렇게 국민 대다수가 자기 집을 가지게 되니, '집주인 문화'가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루마니아에서는 성인이 되면 자기의 집을 가져야 된다는 의식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별무리 없이 문화가 형성되고 이어오다가,  집값이 오르고,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때에 문제가 발생했다.  건설사들의 경영난으로 주택공급은 확 줄었고, 은행은 대출을 감소하기 시작했단다.  

이러한 상황에서 루마니아 정부는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어 놓았다.  2009년에 '첫 집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이 대책은 성인이 된 20~30대 들에게 집을 구할 것을 독려 및 권장하고, 생애 처음 집을구매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집값의 5% 정도의 현금만 갖고 있어도 그 나머지는 은행의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 해서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는 기억이 난다.  어느 나라나 이런식으로 첫 주택구입에 대한 지원제도는 있나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출이자만 낮게 해 주었지, 파격적으로 집값의 대부분은 대출해 주지는 않았다.  

이런 정책으로 루마니아 부동산 시장의 부활을 이끌었지만,  그와 동시에 부작용도 만만찮았단다.  

국민 대부분이 내 집에 살다 보니 제대로 된 주택 임대 시스템은 자리 잡지 못할 수 밖에 없었다.  즉 국민 모두가 주택 소유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확산되는 현대에서는 획일적인 선택을 바라면 안된다.  그래서 이런 부류들은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기 보다는 안정적인 임대주택을 원했다.  그러나 임대 관련 법이 정비되지도 않았고, 주택 보유자 위주의 제도가 운영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임대를 원하는 사람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집을 사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39

서른 두살의 라즈반 드미트라스쿠는 임신한 아내와 살고 있는데,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를 살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다짜고짜로 2주안에 집을 빼 달라고 해서,  다른 방도가 없어서 은행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다고 한다.  그는 30년간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단다.  또한 다른 시민들도,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는 임대 주택이 있다면 거기에 살고 싶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또하나의 부작용은, 지금 루마니아에도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단다.  그러나 임대주택이 거의 없는 실저이라 가족이 늘어나도 분가를 하지 못하고, 여러세대가 한집에 옹기종기 모여 산다고 한다.  즉 독립할 수 있는 성인이 되어도 경제력이 없으면 집을 떠나서 살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은 일본이나 우리나라에 만연하는 캥거루족과 유사하다.  이런 상황을 보면 참 안타깝다.  사회구조적인 모순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또한 루마니아 주택의 3분의 1 이상이 제대로 난방이 되지 않아서 따뜻하고 포근한 주거환경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지진에 대한 대비, 즉 내진설계 등이 된 주택이 거의 없어서 사실상 파손 상태에 있는 주택이 많단다.   이를 잘 대변하듯이 루마니아의 위험 주택 비율은 유럽에서 가장 최고라고 한다.  이렇게 주택이 낙후한 가장 큰 이유는 집을 사는데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느라 집을 수리하고 유지할 여력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루마니아인들은 집을 가진게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이런걸 보면 집을 가지는게 능사가 아니다.  경제용어로 승자의 저주가 있듯이 뭔가를 성취하고도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될 수 있으면 갖지 아니함만도 못하다.  58

우리나라에도 집을 사느라 가진 돈을 모두 투자해서, 오히려 생활에 허덕이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어쩌면 이런 것은 부동산 불패신화를 가진 대한민국의 이면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집을 가진 것은 아니다.  여러채를 가진 사람도 있고, 전세나 임대로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돈의 힘은 상당히 크다.  하지만 주거 복지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  지금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는 일념하에 모든 촉수를 곤두세우는것 같다.  정부의 목적은 집값 잡는게 아니라, 서민주거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서울, 특히 강남 집값을 때려 잡으려고 광분하고 있어서 지금 부작용이 많이 일어나다.  규제로 인해 집값을 부쩍 올려놓고, 대출규제를 하니까 이제는 서민들이 집을 사기에는 아주 요원한 일이다.  그리고 집을 갖지 않을 때에는 서민이라 운운하면서, 한채라도 가지고 있으면 적폐의 대상이 되는 느낌이다.  내집을 갖는 것이 큰 대역죄인 취급이다.  허리띠 졸라 매고 안먹고 아끼고 해서 집을 샀는데, 보유세니 종부세니 하는 것을 부과한다.  그리고 양도세도 높여놨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는데, 손가락에 묻은 때가 더럽다고 난리다.

[위 내용은 중앙일보 2018.11.21.자 <국민 96%가  '내집'에 사는 나라... 그곳의 '특별한 사정'> 기사내용을 재편집 및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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